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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해외여행

치앙마이 2주살기 후기 (3인가족, 예산, 어린이집)

by 엔지니어의 노트 2025. 4. 26.

한달살기 성지 치앙마이에서 2주살기를 하고 왔다. 

사실 치앙마이 비행기표를 사기 전까지도 치앙마이에 대해서도 잘 몰랐다.

오히려 부모님이 치앙마이라는 도시에 한달살기를 하러 가신다고 해서 같이 가볼까 고민을 시작했는데, 동남아 여행인데 바다가 없다는 사실을 알고 조금 덜 내켰다. 아이가 워낙 바다를 좋아해서, 동남아를 가면 바다에서 실컷 놀게해줘서 좋은데, 동남아까지 가는데 바다가 없는 도시라... 어떤 매력이 있는 곳이지...?

 

여행 다큐나 여행 책들을 보고 나서도 아.. 그닥 땡기지는 않았는데, 막상 주변에 다녀온 분들에게 후기를 다녀오면 다들 좋았다고 하기는 하더라. 그래서 무언가 매력이 있나보다, 한번 가보자 마음을 먹었고,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정말 좋았다! 매년 겨울마다 한달씩 오면 좋겠다 는 이야기도 나왔다.

 

지역

여행자들이 묵는 대표적인 지역은 올드타운 또는 님만해민이다.


왜그런지 몰라도 주로 올드타운은 서양 여행객들이 많이 묵고, 대부분의 한국 여행객은 님만해민 지역에 많이 묵는다.

올드타운은 위 지도 우측의 정사각형 성벽 안에 있는 지역인데, 아무래도 이름 만큼 오래된 사원이나 건물이 많고, 님만해민은 상대적으로 큰 호텔 및 몰, 상가 등의 인프라가 많다. 나도 역시 님만해민 지역에 묵었고, 역시 몰도 많고, 맛집도 많고 아기자기한 상점도 많아서 지내는 것이 재미있었다.

님만해민에서 가장 큰 몰인 마야몰 중심으로 그 주변에 숙소를 잡으면 편한 듯 하다.
오며가며 마야몰 밑에 마트에서 장을 보기도 좋고. 쇼핑하기도 좋고. ATM도 많고.

 

숙소

마이레지던스  (마이호텔)

숙소는 마이레지던스(마이호텔)라는 곳에 묵었다. 마야몰에서 약 300m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해있는데, 새로 리모델링을 해서 아주 깔끔하다. 기본 방이 하룻밤에 3-4만원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가성비가 아주 좋다.

거기에 조식도 나오는데, 뭐 거창한 조식은 아니고 로비 한켠에 마련한 자리지만, 그냥 빵에 버터 주는 정도가 아니라, 샐러드, 메인 요리 몇가지, 과일, 빵 몇가지 등 그래도 꽤 맛있는 요리를 포함한 그럴듯한 조식이 나온다.

데스크도 친절했다. (실수로 양치컵을 하나 깨먹었다고 이야기했는데 몇가지 확인해보더니 그냥 괜찮다고 보내주기도 했다.)

또 부모님도 이 호텔에도 며칠 묵으셨다가 부득이 하루정도 일정을 축소할 일이 생겼는데, 원래는 Agoda에서 변경 혹은 취소가 안되는 예약이었는데, 호텔측의 재량으로 하루치를 환불해주기도 했다.


그런데 바보같은 점이.. 이름을 "마이레지던스 (마이호텔)" 라고 너무 단순하게 지어서 지인짜 검색이 힘들다.

그냥 마이호텔로 검색하면 치앙마이에 있는 수많은 호텔이 검색되어져서 도통 후기나 정보를 찾기가 힘들다.


대신 방 크기는 좀 작은 편이라, 나는 아이도 있고 해서 Suite으로 예약을 했다. 그래봤자 6만원 선이었던가..ㅎㅎ

Suite의 경우 이렇게 거실과 방이 분리되어 있어서 지내기도 좋았고, 공간 여유도 꽤 있었다.

 

그리고 일주일은 그린힐플레이스라는 콘도에서 묵었다.

https://greenhillplace.com/

 

Greenhill Place Chiang Mai | Serviced Apartment

About Us Green Hill Place is a compound of buildings and facilities situated on the land of about 15,000 square metres area. The apartment building has 7 storey with the lobby on the first floor and from floor 2-7 are fully furnished room for rent. There i

greenhillplace.com

 

방에 시설은 침대, 책상, 화장실, 싱크대만 있다.

침대 린넨과 베개 정도만 제공하고, 나머지 모든 비누, 수건, 휴지 등 모든 생필품은 직접 구비해야 한다.

가구나 이런 시설이 뭐 좋냐고 묻는다면 그렇진 않다. 그렇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깔끔하다.
대형 건물 몇개가 있는 꽤 규모가 큰 콘도로, 나름 헬스장도 있고 수영장도 있다. 

 

무엇보다 가성비가 갑이다. (방 타입에 따라 가장 저렴한 방은 한달 10,000밧부터)

(특이한 것은 전기세, 수도세는 나중에 미터기 체크해놨다가 체크아웃할 때 계산해서 내야됨. 몇 만원 나옴.)

위 홈페이지를 통해서 예약할 수 있고, 최소 2주 이상 예약만 가능하다. (즉 하루, 일주일 예약 안됨)

어린이집

여러군데 어린이집을 고민하다가,

일주일은 가족들하고 여행하고 놀면서 보내고, 일주일은 님만해민 근처, 숙소에서 멀지 않은 Egg Tots House에서 보냈다.

어린이집에 대해서 조금 더 자세한 이야기는 나중에 어린이집 후기에서 따로 쓰겠다.


역시 한국에서나 외국에서나 어린이집은 가까운게 정말 중요하다... ㅋㅋ

 

투어/프로그램

몇 가지 투어 또는 프로그램 등을 해봤는데, 모두 재미있었다.

 

코끼리 투어

치앙마이의 코끼리 투어의 핵심은 코끼리의 복지다. ㅎㅎ

코끼리가 쇼를 하고, 코끼리 위에 올라타고, 이런 행위를 위해서는 코끼리를 훈련시켜야 하기 때문에 코끼리가 학대될 수 있다고 보고, 그래서 치앙마이의 대부분의 코끼리 투어는 그냥 코끼리들과 숲속을 산책하고, 목욕하고, 먹이주고, 이 정도의 프로그램으로 되어있다. 


진흙탕 속에 들어가서 진흙을 코끼리에게 직접 발라주고, 계곡물속에서 코끼리에게 물을 뿌려주고, 이런 경험을 어디 다른 곳에서 또 해볼 수 있을까? 정말 재미있는 강추 투어다. 


코끼리가 사는 정글은 대부분 치앙마이 시내에서 꽤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자동차로 꽤 오래 이동을 해야한다. 
코끼리 투어 예약 시 어떤 차량으로 이동하는지 확인해보기를 바란다.

내가 예약한 투어는 몰랐는데 썽태우로 1시간반을 이동을 해야 하는데, 시내를 천천히 가는 것 뿐만 아니라, 꽤 빠르게 고속도로를 가는 구간을 포함한다. 가는 동안 소음, 매연에 상당히 힘들었고, 일행 중 일부는 이때문에 다녀와서 심한 멀미와 두통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었다.


썽태우는 제대로된 뒷문도 없는 경우가 많고, 창문도 있으나 마나하고, 에어컨도 당연히 없다.
덜컹덜컹 짐칸에 앉아서 가는거다.
우리나라의 안전 기준을 생각하면, 고속도로를 안전벨트 없이 달리는 건 상상하기 힘들다. 
그냥 군용트럭 상상하면 편하다. 아니 군용트럭도 자리에 벨트는 있었던가? 기억이 안나네

 

암튼 시내에서 잠깐 이동할 때 타는 썽태우는 재미로나 가성비로나 탈만 하지만, 코끼리 투어 때 썽태우로 가야한다면, 반드시 걸르시길 바란다.

 

 

쿠킹클래스 (마마노이)

요리에 관심이 없는 편이라.. 쿠킹클래스도 사실 뭐가 좋을까 했는데, 막상 해보니 이것도 또 굉장히 알차고, 재미있다.

어린 유치원 수준의 아이는 안전 상 요리에 참여할 수 없기 때문에, (칼/불 등을 사용하므로) 정작 요리하는 동안은 뒤에서 혼자 책을 읽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도 이 클래스를 좋아했는데, 최초에 전통시장에 가서 같이 이것저것 구경을 하는 과정부터, 텃밭에서 여러가지 허브를 따보고, 맡아보고, 하는 과정. 그리고 여러가지 태국 음식을 직접 만들어서 먹어보는 것들이 무척 알찼다.

 

무에타이 클래스 (1시간)

Dang Muay Thai Chiang Mai라는 곳에서 1시간짜리 1:1 private 클래스를 해보았다.
1시간으로 뭐 사실 뭘 배운다기보다는 그냥 이런 저런 기술이 있다~ 맛을 보는 정도이긴 하지만, 그래도 재미있는 시간이었다.

예약은 https://www.dangmuaythai.com/ 사이트에서 직접 할 수 있다.

무에타이 도장이 꽤 크고, 코치님만 해도 10명 이상이 될만큼 꽤 큰 규모다.

1:1 클래스 뿐만 아니라 단체 클래스도 있다. 

 

유치원생 6살짜리 아이도 private 클래스를 예약할 수 있었는데, 선생님이 눈높이에 맞춰 재미있게 가르쳐.. 아니 놀아주셨다. ㅋㅋ
무릎꿇고 미트 들고 계속 발차기, 무릎치기 등을 하는데, 나중에는 신나서 얼굴이 벌게질만큼 깔깔대며 열심히 하더라.

 

아래는 클래스 비용. 1회에 그룹클래스는 450밧에서 프라이빗클래스는 650밧.

예전에 복싱을 몇년 했었지만 이런 운동이 생각보다 엄청 힘들기도 하고, 스트레스도 풀리고 해서, 만약 좀 오래 지낸다면 package로 해서 자주 가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예산/비용

식비

치앙마이 한달사기를 왜이렇게 하나 했더니, 아주 소중한 물가가 큰 역할을 한다.

진짜 로컬 음식점에서 밥을 먹으면 한끼에 2천원이면 되는 곳도 많다.

이런 곳에서는 좀 많이 먹어도 3-4천원 정도면 된다. 물론 좀 세련된 곳은 훨씬 더 비싼 곳도 많다.


근데 커피값은 좀 비싸다. 물론 엄청 싼 곳도 있겠지만 그래도 좀 깔끔한 곳으로 다녀서 그런지 아무리 싸도 2500원. (밥값보다 비쌈 ㅠ) 좀 힙하다는 곳은 4-5천원.

스타벅스 커피값도 진짜 우리나랑 똑같고 (거의 5천원), 심지어 스타벅스 R 들어갔는데 일반 커피는 아예 없어서 기본 커피가 7천원이었는데.. 한국이었으면 그냥 돌아나왔을텐데 왠지 태국애서.. 한국인 가오가 있지.. 여기서 돌아나갈 순 없다... 하고 7천원 주고 시켜 먹음 ㅠ

 

숙박비

위에서 묵은 마이호텔같은 깔끔한 가성비 호텔로 잡으면 1박에 3-4만에 조식까지 해결된다. 

만약 한달살기 숙소로 잡으면 1박에 2만 수준에 해결할 수도 있다. 

 

어린이집

Egg Tots House와 같은 경우 일주일 full day로 맡기는데 3,600 바트였다. 한국 돈 약 15만원 정도.

 

 

여행/투어비

쿠킹투어는 어느 정도 가격이 대략 비슷하게 형성이 되어 있다. 약 4-5만원.

코끼리 투어는 3-4만원 정말 저렴한 수준부터 15만원 정도 까지 다양하다. 후기를 보면 가격이 위로 올라갈 수록 투어 참가자 수가 줄어드는 것으로 보이는데, 굳이 프라이빗하게 할 필요도 없을 것 같긴 하다. 또 너무 저렴한 건 후기가 좀 안좋은 것 같아서 적당히 8-10만원 정도 수준의 투어로 다녀왔다. (근데 썽태우... 씁... 더 저렴한 투어도 밴 보내주던데.. 이건 대실패.. 가족들한테 욕 겁나 먹음 ㅠ)

 

비행기값

직항도 LCC 항공사로 잘 사면 20만원대부터 30만원대 꽤 다양한 선택지가 있다.


나는 경유로 다녀왔는데, 상하이 여행도 할겸 중국동방항공에서 떴던 비즈니스 특가 티켓을 이용했다. 1인에 약 100만원 초반 정도.

 

3인 가족 2주살기 총비용

비행기값은 천차만별이지만

1인당 기본 30~100 정도.

일일 비용 
숙박비 하루 평균 4만 든듯. (호텔 + 콘도 조합)

 

식비는 아침은 조식 또는 방에서 간단히 해결하고,
점심, 저녁 밖에서 계속 사먹어도 3인에 2만원도 가능. 

뭐 카페까지 해서 평균 4만원 잡고.

 

그 외 투어, 프로그램, 마사지 등 예산

투어 2-3개, 마사지 2-3번 하면 1인당 약 20만이면 충분.

 

어린이집 

1주일 15만원 
(1주일은 엄마아빠랑 여행하느라 1주일만 다녀옴)

 

자 그럼 다 더해서,

3인 가족 치앙마이 2주살기 예산을 대략 잡아보면 

숙소 4만*13박 = 52

식비 4만*14일 = 56

투어 3*20 = 60

어린이집 15만

대략 180만 + 비행기값 정도로 나온다.


한달살기 예산으로 늘려보면, 

3인 가족의 치앙마이 한달살기 예산은 대략 360만 + 비행기값 정도가 될 것 같다.

최종후기

바다가 없는 동남아 여행? 처음엔 갸우뚱 했지만, 숲과 정글로 둘러싸인, 오래된 도시 치앙마이는 그만의 매력이 있었다.
특히 한국이 -15도 한파주의보와 함께 혹독한 겨울을 보낼 즈음, 치앙마이의 날씨는 너무나 사랑스럽다. 딱 살기좋고 쾌적한 25도 내외. 

나름 많은 사람이 찾는 도시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바다 근처 휴양지/관광지에 비하면 그래도 덜 발달된, 덜 관광지스러운, 좀 더 도시 고유의 모습을 간직한 부분도 종종 보게 되어 그런 부분도 매력적이다. 

한달살기를 하려면 비용도 아무래도 생각할 수 밖에 없는데, 가성비 좋게, 비용부담 없이 한달살기를 할 수 있다는 점도 큰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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