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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들

독재자의 공과 과를 분리해서 볼 수 있을까?

by 엔지니어의 노트 2022. 8. 22.

커뮤니티를 하던 중 르완다 대통령에 대한 글을 봤다.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dcbest&no=49608 (나는 다른 커뮤니티에서 이 글을 봤는데, 원출처가 dcinside인 것 같아서 dc 링크를 붙인다.)


 

 

저 짤의 내용이 진짜인지는 모른다. 짤을 만든 사람이 우리나라의 지도자를 고려하고 쓴 글인지는 모르겠으나(아마도 그럴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댓글에서는 박정희로 인한 논쟁이 한창이다.

 

물론 박정희의 독재와 그 과정에서 일어난 과오에 대해서는 비판받아 마땅하며 정당화 될 수도 없다.


그러나 이미 벌어진 역사로써 공과 과를 분리해서 볼 수 있을까? 
어떤 것이든 흑과 백으로 분리하기는 힘든데, 더더욱이 역사와 정치를 평가할 때는 그러하다.  '독재' 자체는 잘못된 것이나 무엇이든 그 안에서 잘한 것이 있다면 그건 그것대로 인정해야 더 발전적으로 논의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다고 우리 민주주의가 무너질까?

'누가 지도했어도 그 시기에는 발전했을 것이다' 등의 주장을 종종 본다. 그러나 역사에서 가정은 의미가 없다. 전세계 유래 없는 경제발전이라는 역사는 이미 쓰여진 것이고, 사실상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최빈국에서 공여국으로 최단기간에 올라간 '한강의 기적'이 누가 지도했어도 이루어졌을 것이라고 보는 것도 사실 허무맹랑해다.

우리나라사람들은 정치적 시각 때문에 이 역사를 객관적으로 보기 힘들지만, 해당 시기의 경제발전을 박정희 시대의 성과로 보는 시각은 해외에서는 꽤 일반적인 듯 하다.
한스 로슬링의 "팩트풀니스"를 보면, 특별히 한국의 독재와 경제발전에 대해서 언급된 부분이 있다.

 

경제와 사회가 크게 발전한 나라라고 해서 다 민주국가는 아니다. 한국은 어느 나라보다 빨리 1단계에서 3단계로 넘어갔고, 그 시기는 줄곧 군부 독재가 이루어졌다. .... 경제성장과 보건 의료 발전에 민주주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한다면, 그와 모순되는 현실에 부딪히기 쉽다. ...


독재와 민주주의 중 무엇이 더 옳은 가치이냐를 떠나서, 팩트만 보면 "경제발전"에 있어서는 민주주의가 반드시 유리한 것은 아닐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또한 아프라카나 여타 최빈국에서는 우리나라의 해당 시기 경제발전 모델을 롤모델로 삼고 있는 경우가 많다.
아프리카 경제학자 담비사 모요가 쓴 '죽은 원조'라는 책을 보면 인상깊은 주장이 나온다.

 

"낮은 단계 빈곤국이 필요로 하는 것은 다수당이 이끄는 민주주의가 아니라 강력한 개혁을 추진하는 선한 독재자이다"

 

독재에 대해서는 무조건적으로 부정적인 인식만 갖고 있던 나로서는 "선한 독재자"라는 주장을 처음 봤던, 신선한 충격이었던 기억이 난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독재를 '권장'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독재의 리스크는 "선한 독재자"가 될 것이라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우리가 봐 온 많은 독재자는 결국 안좋은 말로를 맞았다. 다만 최빈국과 같은 어떤 특수한 국면에서는 반드시 민주주의가 최선이 아닐 수 있다는 점은 생각해볼 만 하다.

 


정치 혹은 종교 얘기만 나오면 다들 본인의 가문이 직접 모욕이라도 받은 양 목숨을 걸고 싸우려고 든다.
서로 다른 의견을 나누다 보면, 각자의 의견이 서로에게 영향을 줄 수도 있고, 전혀 영향을 주지 못할 수도 있다. 생각과 신념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그러면 그런대로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도 있구나" 한발짝 떨어져서 보자.  Let's agree to disagree.

민주주의는 다양한 의견 덕분에 발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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