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족은 부산 기장에 가는 것을 좋아한다.
아난티힐튼, (붐비지 않는) 롯데월드, 신세계아울렛, 롯데아울렛, 송정해수욕장, 부산과학관... 데이트할 곳도 많고 아이와 함께 갈 곳도 너무 많다. 송정까지 넓히면 맛집도 많다. 몇 번 가보면서 알게된 맛집을 정리해본다.
강추 - 가야할 곳!
루니코 (이탈리안)
이탈리안 쉐프의 이탈리안 요리 전문점. 그래서인지 인테리어도 처음에 한국인 감성으로 보면 트렌디하지 않은 느낌인데, 이탈리아 쉐프가 오너라는 것을 알고나면 정말 이탈리아 느낌이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코스 요리 하나하나가 맛있고 먹는 재미가 있다. 파스타 코스요리가 3만원, 스테이크 요리 6만원대로 가성비도 좋은 편이다.
서빙해주시는 분은 나이든 여성분으로, 코스 하나하나 설명해주실 때마다 구수한 사투리와 함께 서빙된다. 사투리가 뭔가 이탈리안 레스토랑의 분위기와 맞지 않는 듯 하면서도 정겨워서 좋다. 친절하다.
또 한가지, 천으로된 식탁보를 쓴다.
식사 끝날때마다 천을 갈아야하고, 관리하기 힘들고 비용도 들어서 웬만한 레스토랑은 하지 못하는 세팅이다. 대부분 종이 한장 또는 슥슥 행주로 닦을 수 있는 판을 깔아주지. 경험적으로 우리나라에서 천 식탁보를 쓰는 레스토랑을 만난다면? 타협할 수도 있는 부분에 타협하지 않고 비용과 노력을 들이고 있다는 이야기다. 그만큼 서비스와 기본에 진심인 곳이라고 봐도 좋다.
가볼만한 곳
부엌우동집 롯데아울렛 (우동)
이 집은 원래 위에서 소개한 루니코 1층에 있는 우동집이다. 그런데 갈 때마다 1층에 줄이 너무 길게 서 있어서 도대체 어떤 집이길래... 하고 한번 가본 우동집이다. 우동이 맛있다. 가성비 좋은 맛집이다.
갈 때마다 항상 줄이 길었는데, 면 요리의 특성 상 회전이 매우 빠르므로 줄 때문에 크게 쫄 필요는 없다.
부엌우동집 본점이 있고 롯데아울렛점이 약 200미터 정도 차이로 같이 있는데, 내가 갔을 때는 본점은 내부공사중인가 뭔가로 문을 닫아 있었고 롯데아울렛점만 운영중이었다.
맵찔이한테 얼큰우동은 좀 맵더라.
아난티힐튼 다모임 (뷔페)
뷰와 분위기가(특히 층고가..ㅎㅎ) 압도적인 아난티힐튼의 뷔페 다모임. 가성비가 좋다. 가볼만하다.
다녀와서 후기를 쓴 적이 있다. 상세 후기는 여기: https://socrates-dissatisfied.tistory.com/20
다솥맛집 (한식 - 솥밥)
기장에서 10분정도 이동하면 있는 송정해수욕장 앞의 솥밥집.
기본 메뉴 솥밥이 약 2만원 정도. 저렴하진 않지만 한정식이 꽤 실하고, 특히 관광객으로서 한번 꼭 가볼만 하다.
"웬 밥집이 6층에 있지..?"하고 생각하고 들어가는 순간 송정해수욕장이 한눈에 펼쳐지는 뷰 덕분에 아! 왜 그런지 알게 된다.
창가 자리에 앉기 위해서는 미리 예약이 필요하다. 직접 자리에서 부쳐먹는 파전도 맛있다.
풍원장 시골밥상 (한정식)
이 집은 맛집이라고 하는데 가려고 하면 주말에는 주차 줄이 너무 길어서 한번도 못가봤다가, 평일에 한번 가봤다.
양이 푸짐하고, 맛있고, 친절하다.
1인상 가격이 23,000~25,000 수준으로 저렴한 편은 아니다. 그런데 막상 상이 차려지면, 찬과 식사가 그만큼 잘 나오므로 가성비 면에서는 괜찮다고 할 수 있다. 가볼만한 곳.
어밤부 (태국)
관광객이라면 가볼만한, 파도가 보이는 송정의 태국음식점.
특히 해질 무렵 테라스 자리는 정말 멋졌다.
이왕 이곳에 갈거라면 꼭 테라스에 앉기를 추천한다. 인테리어도 운치 있지만 뷰가 8할을 하는데 바다 뷰와 바로 아래 기찻길까지 어루어져 분위기가 정말 멋지다. 겨울이라도 난로도 있고 담요도 있으니 쫄지말고 테라스에 앉아보자.
그런데 아쉽게도 음식의 맛은, 우리 취향에는 맞지 않았다. 우리는 태국 음식 중 모닝글로리 볶음 요리를 특히 좋아하는데 팍붕파이댕이라는 모닝글로리 볶음을 포함해 4개 요리를 시켰는데, 모든 음식이 우리 입맛에서는 "맛있는 태국 음식"이라고 하기는 힘들었다. 나름 동남아 여러번 다녀온 짬밥인데.. 그런데 옆에 앉은 커플 분들은 정말 맛있다! 하면서 드셨으니 개인 취향차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참고하시길...
그리고 일하시는 분들이 꽤 많은데, 왜 그런지 직원분들이 다들 지쳐보이고 힘이 빠져 보이고, 서빙도 성의가 없다. 뭔가 불편하고 눈치보이게 만드는 느낌이랄까.
분위기는 최고인 집이라서 관광객에게, 특히 데이트코스로 추천은 할 수 있겠다. 하지만 나머지 면에 있어서 다시 가고 싶은 집은 아니었다.
비추 - 가지 말아야 할 곳
보통 모르는 동네에 가면 가능하면 블루리본이나 혹은 미쉐린 빕구르망 같은 곳을 찾아다닌다. 그게 아니더라도 최소한 네이버 리뷰는 살펴보고 들어가고, 지나가다 모르는 음식점에 들어가는 일은 최대한 피한다. 그런데 그 실수를 한번 했다가 아니나 다를까 제대로 점심을 망치고 말았다.
애초에 이 블로그에 들어와서 글을 읽는 분이라면 '맛집'을 검색하고 음식점에 가는 분들이고, 따라서 아래 음식점을 가는 실수는 안할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도 혹시 한명이라도 구원할 수 있을지 몰라 적어본다.
비원 시골밥상
여기 위치가 정말 좋다. 위에 맛집으로 적었던 풍원장 시골밥상 바로 옆에 있기도 하고(원래 원조집이 줄이 길면 그 바로 옆집을 가도 맛집이라고 알쓸신잡에서 누가 그랬는데...), 커다란 간판에 '시골밥상, 보리굴비, 떡갈비, 돌솥밥' 이 써있는데 한국인이라면 대부분 좋아하는 메뉴다. 맛없기가 힘든 메뉴다. 게다가 뭔가 경험상 이런 요리를 하는 집은 대부분 맛집일 것이라는 오판을 했다.
길이 막혔던가 아무튼 식당을 찾을 시간이 없었던 상태에서 '떡갈비랑 보리굴비 땡기는데 갈까?' 하고 슥 들어갔는데, 그게 실수였다.
한번이라도 이런 리뷰를 봤으면...
창가에 앉자마자 창가에 거미줄, 창틀에 잔뜩 쌓인 먼지(진짜 잔뜩)가 먼저 보인다. 이렇게 눈에 잘보이는 곳도 관리를 안하는데, 눈에 안보이는 주방이나 음식은 과연 청결하게 관리할까?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절대로 그럴리 없다. 바로 그 때 일어나서 나왔어야 하는데...
그래도 떡갈비를 시켜봤다. 2만원 이상의 메뉴인데 밑반찬 수준은 5-7천원짜리 기사식당이나 학식에 나올 것 같은 수준이다.
떡갈비 역시 비실비실한게 비비고 냉동 떡갈비 이하의 허접한 수준이다.
음식 퀄리티로 보나 알바 쓰는 걸로 보나 위생 상태로 보나 그냥 위치가 좋으니 기장 여행객들, 뜨내기들 대상으로 장사할 생각의 음식점으로 짐작된다. 그렇게만 해도 사람이 꽤 붐비더라. (그만큼 위치와 간판이 눈에 띈다)
위의 풍원장이랑 같은 "시골밥상" 이름을 달고 있는 바로 옆집인데, 진짜 음식 차이는 하늘과 땅 차이다.
나오면서 돈이 너무 아까운 집이었다. 부들부들..
이날 점심은 이 집에서 처참히 실패했지만, 다행히 저녁 식사때는 위의 1번 루니코를 처음 발견한 날이다. 덕분에 힐링할 수 있었다.
기장 최고는 루니코!
기장 여행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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