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초. 코로나 3년 동안 미뤄왔던 첫 여행은 유럽으로 다녀왔다.
개인적으로는 15시간씩 이코노미석에 앉아있어도 전혀 답답하다고 느끼지 않는 성향이라.. (맛있는 밥 먹고, 한숨 자고, 맥주먹으면서 영화보고 공부하고 책읽고 하다보면 어? 벌써 내려? 맨날 이럼) 크게 비즈니스의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데, 아이랑 멀리 여행을 가려니까 이야기가 다르다.
유럽까지 만 4살 아이(생일 일주일전쯤이라 거의 만 4살, 실제로는 만3살이었음)랑 비행기타고 잘 갈 수 있을까..?
아이가 과연 10시간 넘는 비행을 할 수 있을까..?
그래도 비즈니스라면 좀 낫지 않을까?
아이도 푹 잘 수 있고, 사람들한테 민폐끼칠 걱정도 좀 덜해도 되고, 아이까지 케어해야하는 우리도 좀 더 편하고.
이전에 아이랑 가본 건 다낭까지가 최고 먼 거리였다. 5-6시간 정도는 사실 뭐 갈만하다. 낮잠 좀 두어시간 재우고, 영상 좀 보고, 책좀 읽어주고 하다보면 금방 간다.
마일리지가 꽤 많이 쌓인 탓에, 마일리지로 업그레이드 해서 비즈니스를 타 볼 요량이었다.
그런데 업그레이드를 하려면 최고 높은 등급 일반석을 사야하고 그러면 그 비용이 할인항공권 대비 2배가 넘었다. 일반석 이탈리아행이 보통 150내외라면 마일리지 업그레이드 가능한 항공권은 대략 300인가 했던듯?
(그래서 요즘 여행 유튜버들 하는 이야기를 들어보니 마일리지는 이제 아예 비즈니스로 발권하는게 그나마 제일 낫다고 하더라. 예전엔 비즈니스 업그레이드가 제일 가성비가 좋았는데.. 하여튼 마일리지 쌓게만 하고 쓰는건 겁나 더럽고 치사하게 어렵게 만들어 놓은 항공사 놈들.. 부들부들)
결국 마일리지 발권은 포기하고, 마침 그때 특가로 나온 에어프랑스 비즈니스를 예약했다.
그런데 당일에 해당 비행편이 취소되어서 대체편으로 제공된 대한항공 비즈니스를 타게 되었다.
(프랑스 파업으로 인해.. 그 이야기는 여기 -> https://socrates-dissatisfied.tistory.com/85)
대한항공 서울/인천 발 파리 행 KE901 비즈니스
서울 - 파리행은 KE901, 파리 - 서울은 KE902.
오전 11시에 출발해서 현지 시간 오후 6시 도착. (한국시간 약 새벽 1시)
장장 13시간의 대여행이다. 긴 여행일수록 비즈니스가 빛을 발한다.
대한항공 프레스티지석은 아래 사진처럼 칸막이가 구분이 되어있고, 바로 옆자석과도 앞뒤로 살짝 거리가 있게 지그재그로 배치되어 있다.
그러다보니까 옆자리에 앉아서 아이를 케어하기는 애매하다.
밥이든 뭐든 혼자서 오롯이 하기는 힘든 나이의 어린 아이다보니 옆에서 계속 도와주고, 먹여주고 해야되는데, 칸막이랑 거리가 있다보니 도저히 옆에서 먹여줄 거나 뭘 해줄 각은 안나온다. 하는 수 없이 한자리는 거의 비행 내내 비우고 (으 아까워) 아이 자리에 같이 앉아서 먹고, 재워줄때도 옆에서 같이 자고, 할 수 밖에 없았다. 좌석이 넓다고 해도, 아이랑 둘이 눕기엔 좀 부대낀다.
또 이래저래 아이 자리와 내 자리, 옆자석을 왔다갔다 할 일이 많은데 그것도 바로 옆자리가 아니라 칸막이 밖으로 나갔다 들어갔다 해야하니 꽤 번거롭다.
그런 면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옆에 앉을때는 조금 불편할 수 있지만 그래도 칸막이 없이 옆에 바로 붙어있는 형태의 비즈니스가 아이랑 같이 가기에는 훨씬 더 편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에어프랑스의 비즈니스는 (2-3-2)라 구리기는 한데 아이를 케어하는 면에서는 훨씬 편했음. 23년 중반 이후 지금은 다 1-2-1 형태로 리뉴얼 된걸로 알고 있음)
에이, 뭐 사실 이런 것들은 다 사소한 투정이고, 결론만 이야기하자면, 아이와 함께 비즈니스로 한 비행은 꽤 성공적인, 즐거운 비행이었다.
이코노미에서 아이를 무릎에 눕혀서 재우면서 하는 13시간의 비행도 이렇게 쾌적했을까?
아... 아무리 생각해도 그건 쫌 힘들었을 것 같다.
아이도 이만큼 푹 자진 못했을 것 같다.
낮잠을 보통 1-2시쯤 자는데, 낮잠도 충분히 잘 잤고, 저녁을 먹고 나서 아이는 그냥 집에서 자듯 도착할때까지 쭉~ 잤다.
내릴 때는 자는 채로 보쌈해서~
아... 근데... 비즈니스 좌석의 수납공간이 앞,뒤,옆,아래 여기저기 너무 많다보니 급하게 내리다가 아이 자리에 몇 개 짐 놓고 내림 ㅠㅠ 그중에 아이 헤드셋이 있었는데 나중에 항공사 분실물 홈페이지에서 찾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못찾았음.
사실 어른들 짐은 몇개 안되는데 아이 짐까지 챙기다보면 챙길게 너무 많아져서 실수가 많아진다...
여행하면서 여기저기 흘리고 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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