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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푸르니 직장어린이집 후기 (최고!)

by 엔지니어의 노트 2024. 3.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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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게도 직장에서 푸르니 어린이집을 지원해줘서 한동안 아이를 푸르니 어린이집에 보냈다. 

직장내 어린이집이 있다고 해도 사실 모두 보낼 수 있는 건 아니다. 어린이집에 들어가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로또에 맞듯 운이 좋아야 한다. 심할 때는 2대 1, 3 대 1의 경쟁을 뚫어야 하기도 한다.

운이 좋게 당첨이 된 부모는 출퇴근 길에 그야말로 스무스하게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길 수 있으니 시간을 무척 절약할 수 있다. 아이와 보낼 수 있는 시간도 자연히 늘어난다.

 

뭔가 일이 터졌을 때 바로 내려가볼 수도 있고, 또 어린이집 선생님과 상담할 일이 있을 때도 휴가 없이도 잠시 내려갔다 올 수 있으니 이것도 좋은 점이다. (보통 어린이집 상담은 일과중에 잡히기 때문에 직장내 어린이집이 아니라면 1년에 상반기 하반기 두번 정도는 반차를 내야 한다.)

아이가 한건물 안에 바로 옆에 가까이에 있음으로 인한 심리적 안정감도 있다.

오며가며 창문으로 아이가 노는 모습을 볼 수도 있고, 놀이터에서 친구들과 노는 모습을 멀리서 볼 수 있는 것도 소소한 행복이다.

 

어쩌다 보니 우리 아이는 애기 때 가정 어린이집, 그리고 직장의 푸르니 어린이집, 그리고 국공립 어린이집을 모두 다녀보았다.

 

(아주 어릴 때는 집과 가장 가까운 가정 어린이집에 가는 것도 괜찮은 전략 같다. 애기 때는 무슨 시스템과 프로그램이 중요한게 아니고 그냥 실내 콕 박혀서 애정으로 돌봐주는 거니까...)

 

 

직장내 푸르니 어린이집의 장점들! (너무 많음)

푸르니 재단에서 관리한다. = 시스템이 체계적이다. 

아는 사람은 모두 아는 푸르니 재단(https://www.puruni.com/)은, 최소한 내가 알기로는 직장내 어린이집계를 꽉 잡고 있는 큰 재단이다. 직장내 어린이집 하면 대부분 푸르니다. 카카오, 네이버를 포함한 내가 아는 몇몇 대기업, 공공기관 회사가 모두 그렇다. 

대형 재단에서 시스템과 프로그램을 만드는 만큼, 시스템이 체계적이다. 이건 생각보다 큰 장점이다. 등하원 출석체크 시스템, 선생님들과 교류하는 시스템, 공지사항 전달 등 외에도, 아이들을 위한 견학, 교육 프로그램 등도 모두 짜임새가 있다.

 

바깥놀이에 진심이다. (가장 좋은 점)

선생님 1-2명이 10명이 넘는 아이들 옷 챙기고 모자 챙기고 해서 데리고 나가는게 쉬운 일이 아닐텐데.. 푸르니는 바깥놀이에 진짜진짜 진심이다.

비오는 날은 비옷에 우산을 들고, 맑은 날은 모자를 쓰고 아이들이 밖에서 놀 수 있는 시간을 충분히 준다.

하루에 한번도 아니고 거의 대부분 오전에 한번, 오후에 한번, 하루에 두번 아이들이 신나게 뛰어놀 수 있게 해준다.

푸르니에 다닐 때와 그 이후를 비교해보면 아이의 체력 수준이 달라진 것 같다. (푸르니를 나오고 나서 체력이 약해진 것 같다.)

 

충분한 잠과 먹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이들에게 또 다른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야외에서 햇빛 보면서 신나게 뛰어놀게 해주는 것, 바깥놀이(운동)인데, 푸르니는 그 점에 있어서 전혀 부족함이 없었다.

아이들 다니는 어린이집, 유치원에서는 이렇게 하루에 두번 쯤 나가 노는게 당연한 건 줄 알았는데, 다른 어린이집, 유치원 보니까 그냥 하루종일 그 조그만 방 안에서 노는 경우도 생각보다 많다. (아무리 아이들이라고 해도.. 하루종일 10몇명이 그 방안에서... 답답하지 않을까?) 바깥놀이를 해도 하루에 한번 정도 하거나, 일주일에 몇 번 정도.

 

심지어 이후에 잠깐 다니게 된 동네에서 가장 인기있는 대형 국공립 어린이집도 바깥에 나가는 일에 꽤 소홀했다. 국공립 어린이집만 처음부터 보냈으면 원래 그런 줄 알고 보냈을텐데, 푸르니를 다니다 이사가면서 어쩔 수 없이 가게 된 국공립 어린이집은 정말정말 별로였다.

국공립과 민영화의 장단점에 대해서 생각해볼만한 계기였다. 이 이야기는 조금 더 자세히 나중에 쓰겠다. (푸르니 그리워요...ㅠ) 

 

매번 여름이면 어린이집에 수영복을 보관해둔다.

선생님들이 운동장에 커다란 물풀장을 몇개씩이나 준비해서 아이들이 거의 매일마다 신나게 물놀이, 물총놀이를 하고 논다.

그 많은 애들 매일매일 옷 갈아입히고.. 물 닦고..어떻게 다 하는 걸까? 선생님들 진정 리스펙트다. 우리가 만나본 푸르니 선생님들은 모두 최고였다. 

사진: 푸르니 블로그 https://blog.naver.com/puruniin/220474402577

 

참고로, 바깥놀이를 못하는 푸르니집도 있긴 있더라.

외부 놀이터나 운동장 등 환경이 허락하는 푸르니 어린이집의 경우는 내가 아는 두개가 모두 동일하게 그렇게 열심히 바깥놀이를 많이 했는데, 예를 들어 판교 테크노밸리 한복판에 있는 모 회사의 푸르니 어린이집 같은 경우는 바깥놀이를 전혀 안한다고 했다. 그 주변이 모두 빌딩숲이니 어쩔 수 없을 것이다. 그 아이들 입장에서는 안타까운 일이다. 아이들에게 햇빛 아래서 하는 바깥놀이는 단순히 운동을 위해서가 아니라, 사회, 인지 발달을 위해, 정서적 안정을 위해 얼마나 중요한지 연구 결과가 너무너무 많다.


-  바깥놀이는 유아들이 실내 환경에서 얻는 긴장감을 해소하고 다양한 환경적 자극을 통한 신체발달과 건강 증진 뿐 아니라 정서, 사회성, 언어, 인지적 발달 및 창의성 발달을 가져올 수 있는 유아에게 매우 중요한 교육과정이라 볼 수 있다(조성은, 2012).

- “바깥놀이, 아이 뇌와 인성발달에 큰 효과”

- 아이의 사회성 비결은?…’바깥에서 놀기’ - kormedi

 

아... 위 연구결과 보다보니 갑자기... 바깥놀이도 제대로 안하고 선생님들 귀찮은 건 하나도 안하던 국공립 어린이집 생각나서 다시 또 화가 나려 하네.... 

 

아침, 점심, 저녁을 모두 준다. (이것도 너무 좋은 점)

또다른 엄청난 큰 장점 (다만 푸르니 어린이집 중에도 안 그런 곳이 있을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최소한 내가 아는 곳들은 모두 준다)

 

9시에 등원하면 간단한 죽 정도를 제공하고  (오전간식과 식사의 중간정도 느낌)

점심을 먹고,

오후간식을 먹고,

저녁에 하원 전에 6시경에 저녁을 또 챙겨준다!

이 부분은 특히 시간에 쫓기는 맞벌이라면 정말 엄청난 장점이다. 집에 와서 밥 준비하고, 아이 밥 먹이고, 씻기고 하면 저녁이 다 가기 마련인데, 저녁을 얼집에서 주니까 부모만 간단히 챙겨먹으면 된다. 덕분에 아이와 놀 수 있는 자유시간도 더 생긴다.

 

 

식단이 좋다.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어린이집의 경우 영양사가 따로 있고, 따라서 균형잡히고 맛있는 밥을 먹을 수 있다. 이건 뭐 국공립도 마찬가지이긴 한데, 가정 어린이집보다는 확실히 식단이 균형 잡히고 더 낫다고 느꼈다.

 

선생님

이거는 뇌피셜이긴 한데, 아마도 어린이집 선생님이라면 가정 어린이집보다는 푸르니 재단의 어린이집에서 일하고 싶지 않을까? (보상도 더 좋다는 얘기가 있었는데 이건 잘 모르겠다..)

아무튼 그만큼 상대적으로 높은 경쟁을 뚫은, 좋은 어린이집 선생님들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그걸 증명하는 한가지 데이터는, 일반 가정 어린이집이나 사설 어린이집보다 장기근무하는 선생님이 훨씬 많다는 것이다. 우리 아이도 3년간 푸르니를 다니면서 계속 같은 선생님들이 아이를 케어해주셔서 아이가 선생님들과 엄청나게 정을 붙일 수 있었다.

 

직장내 어린이집이라는 것의 장점

반드시 푸르니가 아니더라도, 직장내 어린이집에서 오는 차이가 또 하나 있다.

 

1.

일반 어린이집의 아이들은 대부분 4시~5시 사이에 부모들이 아이를 찾아갔다.

6시에 아이를 찾으러가면 10명중 1-2명이 남아있을까 말까 한다. 인구중 50%가 맞벌이라는데 어떻게 다들 그렇게 일찍 데려가는거지..?
반 정도는 할머니 할아버지가 오는 거 같고.. 반 정도는 전업엄마들인가? 아무튼 다들 어떻게 그렇게 일찍 찾아갈 수 있는지 미스테리였다.

덕분에 아이에게 미안한 죄책감이 종종 들었다. 노력해서 최대한 빨리 5시좀 넘어서 찾으러 가도... 아이가 그 반에서 혼자만 남아있는 경우가 많았다. (통합반에서 다른 아이들과 어울리고 있다.)

직장내 어린이집의 경우 대부분 퇴근하면서 아이를 찾아가므로, 6시까지는 남아있는 아이가 대다수다. 게다가 저녁까지 주니까, 대부분 저녁 먹은 이후에 아이를 찾아간다.

 

2.

사실은 아이를 맡긴 부모가 고객임에도 불구하고,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기면 선생님과의 관계에서 부모가 묘하게 을이 된다. 내가 잘해야 표현도 제대로 못하는 아이에게 더 잘해주시지 않을까 싶어서.

그런데 직장내 어린이집은 관계가 그 위로 한번 더 엮여서, 회사 차원에서도 어린이집을 모니터링 하고 관리하니, 더 믿을만 하다. 부모들간 소통이 원활할 수 있는 점도 부수적인 장점이다.

 

 

푸르니의 큰 단점

들어가기가 너무 힘들다! 다들 보내고 싶으니까.

하지만 들어가기만 하면 너무 좋다! 

 

어린이집들이 다 푸르니 처럼만 해주면 그래도 아이 키우기 훨씬 좋은 세상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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